• Creative Lab
  • 그릇에 나를 담는다면?

  • 공동관심:자화상
    + 공공예술캠페인
  • 공동관심 자화상이란?
    공동관심 자화상은 자화상이라는 예술 언어를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를 마주하고, 그 마음을 타인과 나누며 연결을 만들어가는 길스토리의 공공예술 캠페인입니다. 그림, 사진, 글, 도예 등 다양한 예술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의 감정에 귀 기울이며 공감의 순간을 이어갑니다. 참여자는 자신의 마음과 경험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남기며, 그 과정을 통해 나와 타인을 함께 이해하는 시간을 만들어갑니다.
    흙으로 빚어본 지금의 나
    이번에 전해드릴 공동관심 자화상은 ‘도예편’입니다. 문장편이 질문 앞에서 마음을 글로 꺼내는 시간이었다면, 도예편은 흙을 만지고 모양을 빚으며 지금의 나를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5월 도예편은 영유아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과 함께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아이와 가족을 살피며 보내는 시간 속에서, 잠시 뒤로 미뤄두었던 나를 다시 꺼내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먼저 자신을 닮은 그릇의 형태를 떠올리고, 스케치로 마음의 모양을 그려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족을 품은 그릇을, 어떤 사람은 다시 둥글어지고 싶은 마음을, 어떤 사람은 아이와 일, 취향과 책임까지 모두 담긴 삶의 모양을 떠올렸습니다. 매끈하고 완벽한 형태를 만드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흙 위에 남은 손의 흔적이 지금의 자신과 닮아 있는지를 바라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릇에 나를 담는 시간
    이번 도예편에서는 ‘그릇’이라는 형태로 지금의 나를 담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하루는 식사와 잠, 울음과 웃음, 해야 할 일들로 채워집니다. 그 사이에서 자신을 살피는 일은 자주 뒤로 밀려납니다. 그러나 이 시간만큼은 누군가를 돌보는 역할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쓰였습니다.


    © GILSTORY, 2026
    흙은 무던해 보이지만, 손의 힘과 마음의 방향에 따라 쉽게 달라집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모양, 다시 눌러보고 고쳐보는 과정, 투박하지만 어딘가 나와 닮은 결과물 안에서 참여자들은 각자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릇은 가족을 품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굳어졌던 네모난 마음을 다시 둥글게 풀어보는 시도였습니다. 또 누군가는 예쁘게 완성하고 싶은 욕심을 바라보며, 정작 자신에게는 충분히 다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 GILSTORY, 2026
    한 참여자는 출산 전날 빼두었던 귀걸이를 8년 만에 다시 착용한 일을 떠올리며, 이제는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여자는 “분리된 나가 아니라, 하나의 나”라는 말로 일과 가정, 그리고 자신이 서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자신을 이루고 있다는 깨달음을 남겼습니다. 완성된 그릇에는 아이가 삶에서 차지하는 자리,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감각, 다시 나아가고 싶은 힘, 일과 가정과 나를 하나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함께 담겼습니다.
    도예편에서 참여자들이 빚은 것은 단지 그릇이 아니었습니다. 오래 미뤄두었던 자신을 다시 꺼내보고,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려는 용기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담으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그리고 나에게는 어떤 그릇이 필요할까요?
    아래는 참여자들의 도자 작품입니다. 천천히 감상해 보세요.













    © GILSTORY, 2026
    사진 속 작품들은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양이와 별, 넓게 펼쳐진 그릇, 작은 공기, 울퉁불퉁한 테두리와 규칙적인 무늬까지. 어떤 작품은 넉넉하게 품고 있고, 어떤 작품은 자신만의 형태를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그릇들 안에는 참여자들이 바라본 각자의 ‘나’가 담겨 있습니다.

    문장편에서 질문이 각자의 마음을 문장으로 남겼다면, 도예편에서 흙은 삶의 모양을 담는 그릇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품고 살아온 시간의 기록이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꺼내보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형태로 완성된 작품들은 결국 하나의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려는 마음입니다.

    공동관심 자화상은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의 방식으로 자신을 마주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타인을 함께 이해하는 자리를 이어가겠습니다. 다음 공동관심 자화상에서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이야기도 만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담으며 살아가고 있나요? 그리고 나에게는 어떤 그릇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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