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가 후원 캠페인
  • 화분이 말하는 ‘박진솔’이라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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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나길 2기 ‘여기 있어요’
    “초록이 가진 다정함으로 자신과 타인을 위로하는 창작가, 박진솔을 만납니다.”
    작가 소개
    항목 내용
    이름 박진솔
    정체성 자연의 다정함을 공간으로 옮기는 사진 기반 창작가
    창작 활동 <백설공주 가방 동화>, <그냥, 그곳>, <달을 부탁해, 루나!> 출판, <전야제 (前夜祭) > 전시, 플리마켓 디자인상품 제작·판매
    함께나길
    창작 주제
    <초록의 다정>
    주요 매체 사진, 쉬폰 인쇄, 자연 오브제(이끼·소리) 설치
    다정을 바라봅니다
    저는 그녀가 돌보는 작은 화분 중 하나입니다. 거실에는 제가 있고, 침실에는 더 큰 화분이 있습니다. 그녀는 햇빛이 비껴가면 내 자리를 옮겨주고, 흙이 마르기 전에 손끝으로 촉촉함을 확인합니다. 그 세심함은 사랑의 언어이자, 매일의 인사처럼 다정합니다.

    그녀는 세상의 미세한 움직임을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입니다. 누군가의 표정이 변하면 그 마음의 온도를 읽고, 거리의 소음이 조금만 커져도 긴장합니다. 한때 사람들은 그 예민함을 결함이라 말했지만, 이제 그녀는 압니다. 그것이 다정함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요. 그녀는 예민함으로 세상을 더 깊이 느끼고, 타인의 마음에 먼저 귀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초록을 사랑하는 이유
    그녀는 오랫동안 자신을 ‘예민하다’고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냥 넘겨”라며 가볍게 말했지만, 그녀에게는 쉽지 않았습니다. 빠른 대화, 쉴 틈 없는 시선들, 형광등의 윙윙거림 속에서 그녀는 종종 숨이 가빴습니다 그럴 때마다 자연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엔 자동차 경적 대신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가 있었고, 형광등의 윙윙거림 대신 귀뚜라미의 작은 울음이 있었습니다. 자연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품어주었고, 아무 말 없이 곁에 머물렀습니다. 그날의 고요함 속에서, 그녀는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이 참 다정했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빛이 스치는 방향, 풍성한 숲, 흙의 냄새. 그 모든 것이 그녀의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초록빛 안에서 불안이 가라앉을 때마다, 그녀는 자연에게서 다정함을 배웠습니다. 이제 그녀는 말합니다.
    “내가 느낀 다정함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고 싶어요.”
    초록의 다정, 그리고 전시
    그녀의 프로젝트 <초록의 다정>은 자연에게 받은 위로를 전시 공간으로 옮겨놓은 작업입니다. 사진 속 풍경은 쉬폰 위에 인쇄되어 공중에서 부드럽게 흩날리고, 그 아래에는 이끼와 잔잔한 소리가 깔립니다. 공간에 들어선 사람들은 평온함을 느끼며, 자연이 건네는 다정함을 고요하게 경험합니다.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곳. 그녀가 바라는 건 바로 그런 공간입니다. 자연에게 받은 위로를 이제는 자신의 방식으로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 그 안에서 우리는 그녀가 가진 다정함을 또 한 번 느낍니다.
    덩굴처럼 배우는 삶
    요즘 그녀는 덩굴을 자주 바라봅니다. 서로에게 기대어야만 자라는 식물, 햇빛을 향해 천천히 뻗어가는 그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하죠.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의 관계를 보는 것 같아요.”사람과 사람이 기대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기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의 그녀는 타인에게 기대는 일을 어려워했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다정함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도 결국 자신을 돌보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녀는 운동을 하고, 밥을 챙기고, 주변 사람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 다정한 일상 속에서 나는 초록의 의미를 배웁니다. 그녀가 자신을 다정히 여기며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처럼, 그녀를 바라보는 모든 이들도 그렇게 자신을 다독일 수 있기를.
    글: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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